어떻게 너를 하나만 둘 수 있겠니, 이렇게나 예쁜데
식물 입문자였던 나는
제라늄이라는 것도 생소했는데
그보다 조금 까탈스럽다는 아이비 제라늄을 들여서
아무런 지식이 없었다.
너튜브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봐도
뭐, 다 아는 이야기.
우리 집 환경에 이 아이가 맞는지,
내 성향에 맞는 아이인지
직접 키워보면서 겪어보는 것이 정답이다.
죽으면 좀 어때
경험해 가며 배우고
앞으로 더 잘 키우면 되지.
식물을 키우면서
처음에는 내 뜻대로 되지 않게 병들고
성장도 더디고 죽어가는 것이
굉장히 속상했고 무력감을 느꼈다.
나의 우울감을 극복하고자
시작한 가드닝인데
되려 식물을 키움으로서
스트레스를 받을 순 없었다.
조금 내려놓고 취미생활을 즐기자.
괜찮다.
엘레간테는
초보 식집사의 손에서
제멋대로 자라기 시작했다.
수형도 엉망인 채로 웃자라서
그야말로 칠렐레 팔렐레.
삽목 하는 법을 배워서
식구를 늘리는 데에 재미를 붙였지만
생각보다 물만 줘도 잘 자라주는
순둥이었던 엘레간테에 자신감이 붙어서
더 데려오기로 결심했다.
그렇게 인쇼로 데려온 아이는
이렇게나 풍성하고 예쁜 꽃까지 피어있었다.
처음에는 건강하고 풍성한 아이가 왔다고
무척 흡족하고 기분 좋았지만, 곧 알고 보니
무늬종보다 변이종이 더 많아
상품성이 떨어지는 아이였다.
이걸 어찌해야 하나
무늬 없는 아이는 다 제거해야 하나 하다가
그냥 분리해서 분갈이를 해주기로 했다.
이렇게 나눠놓으니
너무 형편없어 보여서
속상, 또 속상했지만
곧 이렇게 풍성하게 자라주어
한층 더 자신감이 상승했다.
정말 다시 봐도 너무 예쁘다.
고스트 잎까지...
보는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.
종종 무늬종에서 변이종이
하나씩 나오는데
그런 것들은 바로 제거해 주었다.
이렇게 한창 상승세를 타다가
한여름에 거의 다 이파리를 떨구고
못난이가 되어버려서
처분할 것은 처분하고
과감하게 가지치기하고 삽목을 했다.
그랬더니 풍성했던 5개의 엘레간테가
1개로 줄어버렸다.
가을이 되고
새로운 화분에 잘 자리 잡은 엘레간테를
다시 가지치기했다.
그렇게 엘레간테는 다시 식구를 늘려
2개가 되었다.
아이비 제라늄은 순집기를 게을리하고
빛을 받지 못하면 순식간에
수형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.
하지만 엘레간테는
어떤 모양이든 정말 너무 예쁜 것 같다.
저렇게 엉망으로 치렁치렁한 모습조차
아름답다.
지금 또 너무 길어지고 새로운 순이 길게 삐죽 나왔는데
조만간 또 삽목 해서
나눔 할 준비를 해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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