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마지막 몬스테라
총채벌레의 습격으로
나의 몬스테라 삼총사를 다 떠나보내고
총채가 옮은 다른 식물들도 쓰봉으로 간 뒤
나는 한동안 식태기를 겪었다.
이거 다 키워서 뭐하나
일하랴 육아하랴
물 줄 시간도, 돌봐줄 시간도 없고...
모든 게 다 의미가 없어졌다.
하지만 살아남은 식물들을 방치할 순 없고
남아있는 애들은 잘 키워보려고 노력했다.
어느덧 겨울이 오고
친동생이 생일선물로
몬스테라 대품을 선물로 보내주었다.
혹시나 모를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
잠시 베란다 한 켠에 격리해 뒀다가
식물존으로 옮겨주었다.
그리고 한동안 이파리에 총채가 있나 없나
검은 점이 있나 없나
유심히 살펴보았다.
한동안 그대로 키우다가
토분에 옮겨주고 지지대도 세워주었다.
그런데 분갈이 후
점점 생기를 잃어가는 몬스테라.
이포리도 점점 누래지고
처음의 싱그러움이 사라지는 듯한...
이 모습에 나는 또
자신감을 잃어가고 우울해졌다.
큰 이포리가 점점 더 크게 누래져서 잘라주고
해가 더 잘 드는 곳으로 옮겨주었다.
시간이 좀 흐르고,
이포리와 줄기에 힘이 점점 생겨났다.
하지만 이포리 색은 여전히
물 빠진 듯한 초록색...
줄기가 여기저기 칠렐레 팔렐레 해서
벨크로 타이와 마끈으로 고정시켜 주었다.
이렇게 겨울이 지나가고
5월까지 성장 없이 얼음이었던 몬스테라.
살아있는 건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
분을 엎어보는 건 좀 성급하다고 생각했고
저기서 더 죽는 잎도 없었기에
그냥 지켜보기로 했었다.
몬스테라가 우리 집에 왔을 때
심겨있었던 기본 분보다 옮긴 토분이
조금 더 크기도 했고
분갈이할 때 봤던 몬스테라의 뿌리가
부실하기도 했었다.
뿌리가 화분에 적응하고
뿌리 성장에 좀 더 집중하는 중이라는
생각이 들었다.
그리고 점점 더워지려 하는 6월,
드디어 몬스테라가
새순을 내기 시작했다.
병충해가 있을 때에는
새순에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.
새순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
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
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.
그리고 나의 몬스테라는
새순을 또 계속 내주기 시작했다.
키가 크고 커다란 이포리가 펼쳐졌다.
방심할 수 없었기에
수시로 이포리 앞 뒷면을 살펴보고
관수할 때 샤워기로 이포리 물 샤워도
열심히 해주었다.
그렇게 또 겨울을 맞이하고
우리 집에서 1주년을 맞이한 나의 몬스테라.
몬스테라는
정말 정말 키우기 쉬운 아이인데
한 번 실패를 맛본 뒤로
굉장히 조심스러워졌다.
하지만 이제는
식물이 떠나는 것에
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로 했다.
위로와 위안을 얻기 위해 시작한 가드닝을
또 다른 골칫거리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.
취미는 즐겁게.
그리고 현재 이 몬스테라는
23년 1월 20일 현재
또 새순을 내고 있다.
건강하게 자라라.
오래오래 함께하자, 몬순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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